Ikruas
이카루스의 재-비행
우리는 교만과 겸손 사이에서 끊임없이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적당한’ 높이를 찾으며 날아가야 하는 이카루스의 운명을 갖고 있다. 우리는 크레타 섬을 빠져나와 우리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바다 너머로 있는 이상의 세계를 찾아 떠나고 싶어 한다. 이카루스의 일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이야기는 결국은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로서 겸허히 주어진 환경을 똑바로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해 끝까지 날아갈 수 없다는 것, 우리는 바다 끝까지 내려갈 수 없다는 것.
결국은 우리는 바다와 해, 그 사이 어느 중간에서 적당한 높이를 찾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만큼 날아갈 뿐이다.
우리는 지속적인 실천 행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세계의 제한적 경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를 해 끝까지 닿을 수 있도록 완벽하게 만들어주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축적된 경험과 정보는 우리를 교만하게 만드는 동시에 내가 어떻게 날아야 할지 터득하게 해준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모든 가능성이 무한히 확장되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그 한계가 어딘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는 아직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던져진다. 조금 더 내 의견을 표출해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들어야 할지. 혹은 돈을 더 벌어야 할지, 아니면 돈을 포기하는 대신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택해야 할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 선택이 마지막으로 끝이 아님을. 인간이기에 주어진 운명이 끝나기 전까지 계속해서 우리는 해에 불타지 않도록, 바닷물에 젖어 떨어지지 않도록, 젊은이의 부주의함을 저지르지 않도록, 젊은이의 열정을 잊지 않도록 ‘적당한’높이를 날아가는 것뿐이다.
나는 마음속에 아버지 다이달로스와 함께 멋지게 날아가고 있는 이카루스를 그린다.
- 2019.08.01 정시진